에르메냐질도 제냐(Emenegildo Zegna)는 정말 특별한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. 1910년에 설립된 이탈리아의 럭셔리 브랜드로,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명성을 쌓아왔죠. 특히 남성복과 원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, 제가 보기에는 그 원단의 품질이 특히 뛰어난 것 같습니다. 그래서인지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Zegna의 원단을 사용하거나 OEM 방식으로 그들의 제품을 생산하곤 하죠. 구찌, 프라다, 샤넬, 디올, 톰포드 같은 유명 브랜드들이 그 고객사입니다. 이런 점에서 Zegna는 단순히 브랜드만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, 럭셔리 패션의 기반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죠.
제냐는 현재 3세 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,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. 특히 여성복으로의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. 남성복에 강점을 가진 브랜드가 여성복 시장으로도 확장을 고려하는 것은 큰 도전이겠지만, 그들이 보여준 품질과 혁신적인 접근을 생각하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.
그리고 2018년에 톰 브라운(Tom Browne)의 지분 85%를 인수하면서, 톰 브라운 역시 Zegna 그룹의 중요한 일원이 되었습니다. 톰 브라운은 전통적인 정장 이미지에서 벗어나 혁신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았죠. 그래서인지 톰 브라운이 Zegna 그룹에 합류한 이후, 브랜드의 이미지가 더욱 다채로워진 느낌입니다. 제냐가 톰 브라운을 어떻게 활용할지, 또 두 브랜드가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.
Zegna의 매출 구조를 보면, 제냐 남성복이 67%, 톰 브라운이 19%, 원단 매출이 13%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, 이 비율은 브랜드가 여전히 남성복과 원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. 사실 제냐가 원단 품질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, 원단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.
그리고 Zegna가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. 2021년 기준으로 Zegna의 매출에서 51%가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하는데, 이는 확실히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. 하지만 동시에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것이 어떤 위험을 동반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. 정치적, 경제적 변화에 따라 그 비중이 장점이 될 수도, 약점이 될 수도 있겠죠.
제냐는 단순한 브랜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느껴집니다. 고급스러운 남성복과 뛰어난 원단으로 전 세계 럭셔리 패션의 기초를 다지고,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로서 앞으로도 더욱 큰 성장이 기대됩니다.